“세상 물정 모르는 사회 초년생이 시세 1억 원짜리 보석을 1백만 원에 팔았다면, 이 계약은 유효할까요?” 우리 민법은 단순히 가격 차이가 크다고 해서 계약을 무효로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피해자의 ‘어수룩함’을 악용하여 폭리를 취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민법 제104조는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한 현저히 불공정한 행위를 무효로 규정하고 있죠. 오늘은 그중에서도 ‘경험이 없다’는 것이 법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무경험(無經驗)’의 요건을 완벽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판례는 무경험을 “어느 특정한 영역에서의 경험부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일반의 거래경험이 부족함을 의미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는 아파트 거래는 처음이라 무경험이다”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전반적인 사회 경험이 부족한 상태여야 합니다.
대리인이 계약을 체결했을 때,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할지가 핵심입니다.
– 궁박: 본인 기준 (돈이 급한 건 주인이니까!)
– 경솔·무경험: 대리인 기준 (직접 거래를 담당한 사람이 세상 물정을 알아야 하니까!)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해서, 피해자가 궁박·경솔 또는 무경험이었다고 추정되지 않습니다. 무효를 주장하는 피해자가 ①객관적 불균형, ②주관적 무경험, ③상대방의 폭리의사(이용의사)를 모두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사회초년생(피해자)이 할아버지의 유품인 도자기를 팔러 갔다고 상상해보세요!
이 사람은 도자기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것뿐만 아니라, 남과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이것이 법에서 말하는 무경험입니다.
골동품 가게 주인(폭리자)은 이 도자기가 진품임을 단번에 알아챘습니다. 하지만 시세를 전혀 모르는 초년생에게 “이거 가짜라 장식용으로나 쓸 수 있겠네, 수고비조로 10만 원만 줄게”라고 제안합니다. 1억 원과 10만 원, 현저한 불균형이 발생했습니다.
가게 주인은 초년생이 사회 경험이 없어 거절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이것이 폭리 의사입니다. 법은 초년생이 입증만 성공한다면 이 계약을 무효로 되돌려줍니다.
문제 1: 민법 제104조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관한 판례의 내용으로 옳은 것은?
① 무경험이란 특정 영역에서의 경험 부족을 의미한다.
② 대리인에 의한 법률행위 시 무경험은 본인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③ 급부와 반대급부의 현저한 불균형이 있으면 무경험은 추정된다.
④ 무경험은 사회 일반의 거래 경험 부족을 의미한다.
정답: ④
상세 풀이: ① 무경험은 특정 영역이 아닌 ‘일반적’ 경험 부족입니다. ② 무경험은 직접 행위한 대리인 기준입니다(암기: 경무대). ③ 불균형이 있다고 해서 주관적 요건(무경험 등)이 추정되지 않으므로 피해자가 일일이 입증해야 합니다. ④ 판례가 정의하는 무경험의 정확한 의미이므로 정답입니다.
문제 2: 甲이 대리인 乙을 통해 丙과 불공정한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때 乙은 사회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지만, 본인 甲은 사회 경험이 전무한 상태라면 이 계약은 무경험으로 무효가 될 수 있는가?
정답: 무효가 될 수 없다.
상세 풀이: 대리인에 의한 법률행위에서 무경험은 ‘대리인’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비록 본인 甲이 경험이 없더라도, 실제로 계약을 체결한 대리인 乙이 경험이 풍부하다면 주관적 요건인 ‘무경험’이 충족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104조 위반으로 인한 무효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문제 3: 80세의 고령자 甲이 무경험 상태에서 시가 10억 원의 토지를 乙에게 2억 원에 매도하였다. 乙은 甲의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 이용하였다. 이후 甲이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자, 乙은 “가격을 8억 원으로 올려줄 테니 계약을 유지하자”고 제안했다. 이 경우 법률관계는?
정답: 무효행위의 전환 법리에 따라 유효한 계약으로 바뀔 수 있다.
상세 풀이: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절대적 무효’이므로 당사자가 나중에 인정하는 ‘추인’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판례는 무효행위의 전환(민법 제138조)은 인정합니다. 즉, 2억 원에 매도한 행위는 무효이지만, 당사자 쌍방이 무효임을 알았더라면 합리적인 가격(예: 8억 원)으로 계약했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 그 가격으로 유효한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거래의 안전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존중하기 위한 판례의 태도입니다.
문제 4: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현저한 불균형’을 판단할 때, 폭리자가 주관적으로 생각한 가치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가?
정답: 아니다. 사회통념에 따른 객관적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상세 풀이: 법률행위가 공정을 잃었는지를 판단하는 ‘현저한 불균형’은 당사자의 주관적 가치나 폭리자의 이익이 아니라, 거래 당시의 사회통념에 따른 객관적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또한, 단순히 수치상 몇 배 차이가 나느냐 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의사, 주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원이 판단하게 됩니다.
새로운 소식과 학습 자료는 네이버 카페에서!
[유튜브] 라디오처럼 들으면서 이해하는 민법!
"사장님, 저 오늘부로 그만두겠습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나 홧김에 던진 사직서, 정말로 수리되어 버린다면 되돌릴…
"급전이 필요해서 1억 원짜리 땅을 1천만 원에 팔았는데, 이거 되돌릴 수 없나요?" 우리 민법은 계약…
"어? 내 통장에 모르는 돈 100만 원이 들어왔네? 횡재다!"라고 생각하며 홀랑 써버려도 될까요? 정답은 '절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 법적으로 보면 어떨까요? 우리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식당에서 밥을 먹는 모든…
"내가 내 돈 주고 첩에게 아파트를 사주겠다는데, 국가가 무슨 상관이죠?", "도박으로 빚을 졌으면 갚는 게…
"우리끼리 합의했으면 그만이지, 법이 무슨 상관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만약 의사와 환자가…